생후 16-17개월은 유아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본격적으로 발달하는 시기입니다. 이전 15개월에서 언어 능력이 급속도로 발달한 아이들은 이제 자신만의 의사를 더욱 명확하게 표현하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부모들이 가장 당황하게 되는 것이 바로 ‘떼쓰기’와 ‘고집’이라는 행동 변화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아이가 독립적인 개체로 성장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단순히 문제 행동으로 보기보다는 정상적인 발달 과정의 하나로 이해하고, 적절한 방향으로 안내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16-17개월 유아는 이제 자신과 타인을 구분하기 시작하며, 자신만의 선호와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식합니다. 이는 건강한 자아 발달의 첫 번째 단계로, 앞으로의 사회성 발달에도 중요한 기초가 됩니다.
독립성 발달의 주요 특징
16-17개월 유아의 독립성 발달은 여러 영역에서 동시에 나타납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일상생활에서의 자립 욕구입니다. 숟가락을 스스로 잡고 먹으려 하거나, 신발을 신으려고 시도하는 등 ‘스스로 하기’를 원합니다.
이 시기 아이들은 “싫어”, “안 해”, “내가” 같은 거부와 주장의 표현을 자주 사용합니다. 이는 단순한 반항이 아니라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게 된 것에 대한 기쁨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아이는 자신이 선택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깨닫게 되는 시기입니다.
신체적 독립성도 크게 발달합니다. 걸음마가 안정되면서 더 넓은 범위를 탐색하려 하고, 높은 곳에 올라가거나 좁은 틈새로 들어가려는 모험적 행동이 증가합니다. 이는 자신의 신체 능력을 시험해보고 확장하려는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입니다.

떼쓰기와 고집의 이해
16-17개월 시기의 떼쓰기는 대부분 좌절감에서 비롯됩니다. 아이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명확히 알고 있지만, 아직 그것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거나 달성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합니다. 이러한 간극에서 오는 답답함이 떼쓰기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특히 이 시기의 아이들은 즉석에서 욕구가 충족되기를 원합니다. 시간의 개념이 아직 발달하지 않아서 “나중에”, “조금 기다려”라는 말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원하는 것을 즉시 얻지 못할 때 강한 감정적 반응을 보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고집 역시 아이의 자아 의식이 발달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일을 처리하고 싶어하며, 어른이 제시하는 방법보다 자신의 방법을 선호합니다. 비효율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는 문제 해결 능력과 창의성 발달의 기초가 됩니다.
15개월 시기의 언어 폭발기를 거치면서 더욱 구체적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게 된 것도 이 시기 떼쓰기의 특징을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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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적인 떼쓰기 대처 방법
떼쓰기에 대응할 때 가장 중요한 원칙은 일관성입니다. 같은 상황에서는 항상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아이가 예측 가능성을 학습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떼를 써서 원하는 것을 얻고, 때로는 얻지 못한다면 아이는 더 큰 혼란을 겪게 됩니다.
공감적 대화도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화가 났구나”, “속상하지?” 같은 감정 인정부터 시작하여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감정을 인정받았다고 느낀 아이는 더 빨리 진정하게 됩니다.
선택권을 제공하는 것도 좋은 전략입니다. “빨간 옷을 입을까, 파란 옷을 입을까?” 처럼 제한된 선택지 안에서 아이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는 아이의 자율성 욕구를 충족시키면서도 부모가 원하는 방향으로 상황을 이끌어갈 수 있는 방법입니다.
주의 전환도 유용한 기법입니다. 16-17개월 아이들은 아직 집중 시간이 짧기 때문에 흥미로운 다른 활동을 제시하면 비교적 쉽게 관심을 돌릴 수 있습니다. 단, 떼쓰기 중에 즉시 주의를 돌리려 하면 역효과가 날 수 있으므로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자율성 발달을 위한 환경 조성
16-17개월 유아의 건강한 독립성 발달을 위해서는 적절한 환경 조성이 필요합니다.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들을 점진적으로 늘려주되, 안전한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탐색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일상 루틴에서 아이가 참여할 수 있는 부분을 만들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양말을 스스로 벗어보거나, 사용한 컵을 싱크대에 가져다 놓는 등 간단한 일부터 시작합니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시도하는 것 자체를 격려해주어야 합니다.
놀이 환경도 아이의 선택권을 고려하여 구성합니다. 여러 가지 놀잇감을 아이가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접근 가능한 곳에 배치하고, 아이만의 공간에서 자유롭게 놀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합니다.
안전 규칙은 명확하게 정하되, 그 외의 영역에서는 가능한 한 아이의 선택을 존중해줍니다. “위험해”, “안 돼”라는 말은 정말 필요한 상황에서만 사용하여 효과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개인차와 발달 속도 고려
독립성 발달에서도 개인차는 매우 큽니다. 어떤 아이는 16개월부터 강한 자율성을 보이는 반면, 다른 아이는 18개월이 되어서야 독립적인 행동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는 아이의 기질과 환경, 그리고 발달 속도의 차이일 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조용하고 순한 성격의 아이들은 떼쓰기보다는 다른 방식으로 자율성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말없이 고개를 돌리거나,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등의 소극적 저항을 보일 수 있습니다. 이 역시 독립성 발달의 한 형태로 이해하고 적절히 대응해야 합니다.
형제자매가 있는 경우, 첫째와 둘째의 독립성 발달 패턴이 다를 수 있습니다. 첫째는 부모의 관심을 독차지하던 상황에서 더 강한 자율성을 보일 수 있고, 둘째는 형이나 누나를 모방하면서 다른 방식의 독립성을 발달시킬 수 있습니다.

장기적 관점에서의 독립성 교육
16-17개월의 독립성 발달은 앞으로 몇 년간 계속될 과정의 시작입니다. 이 시기에 형성되는 자율성에 대한 기본 인식과 태도는 이후 유아기와 아동기의 성격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단기적인 편의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가 스스로 하려는 시도를 격려하고, 실패하더라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또한 독립성과 관계성의 균형도 고려해야 합니다. 자율성을 존중하되, 가족과의 유대감과 소속감도 함께 키워나가는 것이 건강한 발달의 핵심입니다.
16-17개월의 떼쓰기와 고집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아이가 성장하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인내심을 가지고 아이의 발달을 지켜보며, 적절한 지지와 안내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