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18-24개월은 유아가 본격적인 사회적 존재로 발달하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이전 16-17개월에서 독립성과 자율성을 발달시킨 아이들은 이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고 사회적 기술을 학습하기 시작합니다.
이 시기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모방 학습의 급격한 증가입니다. 아이들은 부모나 다른 어른들의 행동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따라 하려고 노력합니다. 단순히 흉내를 내는 것을 넘어서 그 행동의 의미와 맥락을 이해하려고 시도하는 고차원적 학습이 일어납니다.
또한 18-24개월은 감정 표현과 공감 능력의 기초가 형성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인식하고 반응하는 능력이 발달하면서, 진정한 의미의 사회적 상호작용이 가능해집니다.
모방학습과 사회적 기술 발달
18-24개월 유아의 모방학습은 이전 단계와는 질적으로 다른 특징을 보입니다. 단순히 동작을 따라 하는 것에서 벗어나 행동의 목적과 결과를 이해하려고 노력합니다. 예를 들어, 엄마가 설거지를 하는 모습을 보고 단순히 물을 만지는 것이 아니라 그릇을 씻는다는 목적을 파악하려고 합니다.
이 시기의 모방은 지연 모방의 특징도 보입니다. 즉시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난 후에 기억해서 재현하는 능력이 발달합니다. 이는 기억력과 상징적 사고 능력의 발달을 의미하며, 앞으로의 학습 능력의 기초가 됩니다.
언어와 행동의 통합적 모방도 이 시기의 특징입니다. 단순히 동작만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그와 함께 나오는 말이나 소리도 함께 모방하려고 노력합니다.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면서 고개를 숙이는 행동을 통째로 학습하는 것이 그 예입니다.
사회적 규칙과 예의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 모방을 통해 형성됩니다. “고맙습니다”, “죄송합니다” 같은 사회적 인사말을 상황에 맞게 사용하려고 시도하며, 완벽하지 않더라도 사회적 맥락을 파악하려는 노력을 보입니다.
또래 관계와 놀이 발달
18-24개월 시기에는 또래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증가합니다. 이전까지는 주로 어른과의 관계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비슷한 연령의 다른 아이들에게도 호기심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초기에는 평행놀이의 형태로 또래 관계가 시작됩니다. 같은 공간에서 비슷한 놀이를 하지만 직접적인 상호작용은 많지 않은 단계입니다. 하지만 서로를 의식하고 관찰하면서 간접적인 학습이 일어납니다.
점차 협력놀이의 초기 형태가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블록을 함께 쌓거나, 공을 주고받는 등의 간단한 상호작용이 가능해집니다. 이 과정에서 순서 기다리기, 나누어 사용하기 같은 기본적인 사회적 기술을 학습합니다.
갈등 상황도 사회성 발달의 중요한 학습 기회가 됩니다. 장난감을 놓고 다투거나, 순서를 지키지 않는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배웁니다. 처음에는 울거나 떼를 쓰는 방식으로 반응하지만, 점차 말로 표현하거나 타협하는 방법을 배워갑니다.
16-17개월에서 발달한 독립성과 자율성이 이 시기 또래 관계 형성에 중요한 기초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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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발달과 공감 능력
18-24개월은 감정 어휘가 급격히 확장되는 시기입니다. “기뻐”, “슬퍼”, “화나” 같은 기본적인 감정 표현을 사용하기 시작하며, 자신의 감정을 말로 표현하려고 노력합니다. 이는 감정 조절 능력 발달의 중요한 첫 단계입니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인식하고 반응하는 능력도 발달합니다. 다른 아이가 울면 관심을 보이거나, 위로하려는 행동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완전한 공감은 아니지만, 타인의 감정 상태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이 형성되는 시기입니다.
감정 표현의 사회적 규칙도 학습하기 시작합니다. 화가 나도 다른 사람을 때리면 안 된다는 것을 이해하기 시작하며, 적절한 감정 표현 방법을 배워갑니다. 이 과정에서 부모의 모델링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자기 진정 기술도 점차 발달합니다. 좋아하는 인형을 안거나, 엄지손가락을 빨면서 스스로를 달래는 방법을 찾아갑니다. 이는 독립적인 감정 조절 능력의 기초가 됩니다.
언어와 사회성의 통합 발달
18-24개월 시기에는 언어 능력과 사회성이 상호 보완적으로 발달합니다. 사회적 상호작용의 필요에 의해 언어 능력이 촉진되고, 향상된 언어 능력으로 인해 더 복잡한 사회적 관계가 가능해집니다.
사회적 언어 사용이 본격화됩니다. 단순히 요구 표현을 위한 언어가 아니라 사회적 관계를 맺고 유지하기 위한 언어 사용이 시작됩니다. “같이 놀자”, “도와줘” 같은 사회적 의도가 담긴 표현을 사용하게 됩니다.
질문하기와 대답하기의 기본적인 패턴도 학습합니다. “이게 뭐야?”, “어디 있어?” 같은 질문을 통해 정보를 얻고, 다른 사람의 질문에 답하려고 노력합니다. 이는 대화의 기초가 되는 중요한 기술입니다.
이야기 듣기와 전달하기의 초기 형태도 나타납니다. 간단한 경험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려고 시도하며,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관심을 보이고 반응합니다.
사회성 발달을 위한 환경 조성
18-24개월 유아의 건강한 사회성 발달을 위해서는 다양한 사회적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래와의 만남 기회를 의도적으로 만들어주되, 아이가 부담스러워하지 않는 범위에서 점진적으로 늘려가는 것이 좋습니다.
놀이 환경도 사회적 상호작용을 촉진할 수 있도록 구성합니다. 여러 명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놀잇감이나, 역할놀이가 가능한 도구들을 제공하면 자연스럽게 사회적 놀이가 발달할 수 있습니다.
일상생활에서의 사회적 모델링도 중요합니다. 부모가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인사하기, 감사 표현하기, 도움 요청하기 등의 사회적 기술을 자연스럽게 보여주어야 합니다.
갈등 상황에서의 중재도 사회성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아이들 간의 갈등을 무조건 막기보다는 적절한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개인차와 기질별 접근
사회성 발달에서도 개인차는 매우 큽니다. 외향적인 아이는 일찍부터 다른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을 즐기는 반면, 내향적인 아이는 관찰하는 시간이 더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는 발달의 차이가 아니라 접근 방식의 차이일 뿐입니다.
민감한 기질의 아이들은 사회적 자극에 더 강하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있는 환경에서 쉽게 지치거나 압도당할 수 있으므로, 점진적이고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합니다.
활발한 기질의 아이들은 사회적 상황에서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려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아이들에게는 적절한 사회적 규칙과 경계를 가르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형제자매가 있는 경우와 외동인 경우의 사회성 발달 패턴도 다를 수 있습니다. 형제가 있는 아이는 집에서 이미 사회적 상호작용을 경험하고 있지만, 외동인 아이는 외부에서의 또래 경험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사회성 발달의 장기적 의미
18-24개월 시기의 사회성 발달은 향후 학교생활과 성인기의 대인관계 능력의 기초가 됩니다. 이 시기에 형성되는 기본적인 사회적 기술과 태도는 평생에 걸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따라서 단순히 또래와 잘 노는 것을 넘어서 건강한 사회적 관계의 기초를 다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상호 존중, 공감, 협력 같은 가치들을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또한 개인성과 사회성의 균형도 고려해야 합니다. 사회적 관계도 중요하지만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을 갖는 것도 건강한 발달에 필요합니다.
18-24개월의 사회성 발달은 아이가 독립적이면서도 사회적인 존재로 성장하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아이의 속도에 맞춰 적절한 지지와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